[자료집]2024 링크 심포지엄

발간자료

2024년 링크 심포지엄 자료집(완성)

61발간자료자료실

2024년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심포지엄

활동이야기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는, 부산대학교병원과 공동주최로 “이주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부산시 이주민공공의료 확중 방안 심포지엄”을 엽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주민의 공공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부산시 현황과 다양한 지역의 사례를 통해 바람직한 이주민 공공의료 정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의 건강권을 확보하고 이주민 의료통역 문제를 해결할 공공부문 통번역서비스 확충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자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68활동이야기

2024년 이주민 독감예방접종

활동이야기

11월 24일 이주민 대상 독감 예방접종 실시예정입니다. 독감 백신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에서 후원받아 이주민 60명에게 선착순으로 접종할 예정입니다. 접종 관련 상세 내용은 안내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3활동이야기

활동가 역량강화 ‘이매진툴킷 워크숍’ 참여 후기

활동이야기

김나현

지난 10월 5,6,7일 3일간 부산지역 성평등관련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대상으로 성평등위아에서 개최한 ‘이매진툴킷 워스숍’을 참여했습니니다. 이매진툴킷은 유럽의 ‘성평등을 위한 남성과 남성성 교육’입니다. 교육의 첫날은 강사님이 ‘전환의 남성성은 무엇 십니까?’ 질문을 던지면서 강의를 시작합니다. 3일 동안 많은 도구를 통해 성평등에 관한 개념 정의 등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강사님이 던진 질문에 대해 더더욱 정리가 되었습니다.

전환의 남성성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고정된 남성 역할에서 벗어나 감정적 표현, 공감 능력, 상호 존중을 강조하는 새로운 남성성을 뜻하며, 이를 통해 남성도 기존 성 역할의 틀에서 더 자유롭고 유연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고정된 성 역할로 인해 남성들도 많은 부담과 압박을 겪는 경우가 많고 전환의 남성성을 통해 남성도 감정 표현, 약함 인정 등을 통해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관계에서 긍정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전환의 남성성은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존중하는 새로운 남성성의 형태는 앞으로의 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에 중요한 역할을 할것입니다.

활동하면서 성평등 감수성을 높일 필요한 시대 이 워크숍을 통해 보충하는 시간이 되었고 앞으로도 관련 워크숍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72활동이야기

이주여성 성평등 강사 양성교육-기초과정

공지

모두가 행복한 성평등 세계
이주여성 성평등 강사 양성교육-기초과정
1. 모집대상:성평등에 관심이 있는 이주여성20명
( TOPIK 4급 이상)
2. 신청기간: 10/10(목)~10/24 (목)
4.교육기간: 11/07(목)~12/26(목) 매주 목요일 14:00~16:00
5.교육장소: (사)이주민과 함께 4층 교육실
101공지

다니엘의 손가락

자료실

이인경(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센터장)

 

다니엘(가명)은 출근 첫날 왼쪽 집게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작업복을 입었다고 사장님 그라나다 승용차도, 공장장님 로얄살롱도, 부장님 스텔라도 태워주지 않아 한참 피흘린 후에 타이탄 짐칸에 앉아 병원을 갔다”라는 박노해의 시 “손무덤”과 달리 그날 다니엘은 반장의 차를 타고 병원에 가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다니엘은 ‘코리안드림’과 함께 노동자가 되어 한국에 왔다. 그러나 그가 배정받은 회사에서 두 달 동안 월급이 나오지 않았다. 다니엘은 회사를 옮기고 싶었지만, 사장은 상황이 언제 좋아질지 모르니 “기다려”라고 했다. 다니엘은 마음대로 회사를 옮길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이기에, 생계를 위해 며칠만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으로 옆 공장에서 일하기로 했다.

옆 공장에 첫 출근 날 반장은 “기계가 조금 이상하니 조심해서 일해”라는 말로 안전교육을 끝내고 다니엘을 곧바로 작업에 투입 시켰다. 그렇게 아르바이트 첫날, 일을 시작한 지 두 시간 만에 그의 왼쪽 집게손가락이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 공장바닥의 철제 폐기물 사이로 굴러떨어졌다. 다니엘은 순간 정신이 아찔했지만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 폐기물 속에 팔딱거리며 날뛰는 손가락을 찾아야 했다. 왼쪽 손에서 피가 철철 흘렀지만, 몸에서 분리된 손가락을 찾아 폐기물에서 묻어 나온 쇳가루와 먼지를 입으로 후후 불어 털어냈다. 그리고 절단된 손가락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반장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는 일터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3,588건의 산재상담을 접수했다. 다니엘처럼 기계에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대부분이지만 더러는 손목이나 한쪽 팔이 잘리기도 했다. 또 건설현장 터널 작업 중 철판이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했고, 용접작업 중 산소통 폭발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기도 했으며, 냉동창고에서 하루에 16시간 일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어떤 노동자는 작업 중 기계에 끼여서, 화학약품에 질식하여,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화재로, 기숙사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건설현장에 추락하여 죽었다. 이렇듯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매년 6∼7명의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 상담을 접수했다. 지난 11년간 75명의 이주노동자가 한 줌 재가 되어 그토록 그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한편, 신체가 훼손되어 앞으로 가족을 어떻게 부양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하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신적 안전을 위협하는 일터

이주노동자들의 일터는 산재와 직업병으로 인한 신체적 안전문제도 심각하지만, 정신적·사회적 안전에도 취약하다. 이주노동자의 정신안전을 침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고용허가제 노동자의 사업장변경 제한이다.

고용허가제가 고질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사업주들을 위한 제도이기에, 이주노동자의 사업장변경 자유를 막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변경 제한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초래하고 있다. 근로계약과 다른 불법적인 업무지시에 문제를 제기하면 폭언과 괴롭힘이 따라오고, 최대 주 52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지만 휴게시간도 휴일도 없이 일을 시켜 쉬고 싶다고 하면 “일하기 싫으면 니네 나라가!”라는 협박이 따라왔다. 월급이 적고 그마저 제때 지급되지 않아 회사를 옮기고 싶다고 하면 형언할 수 없는 욕설과 폭언 그리고 “출입국에 신고하겠다”라는 협박이 돌아왔다.

어느 일요일 필리핀 노동자 6명이 새벽 6시에 센터에 찾아왔다. 그들이 새벽부터 센터에 와서 기다린 것은 월급 때문이었다. 그들의 일터는 “too many Cold”와 “too many C발!”이 난무했다. 그러나 그들은 정신건강을 위협한 “too many C발”을 문제 삼지 않았고, 그저 밀린 월급(각각 500만원∼1100만원)을 받게 해달라고 했다.

고용허가제 노동자들의 일터는 정신적 안전이 위협당할 수준의 직장내 괴롭힘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매년 1000건 이상의 사업장변경 상담이 접수하고 있다.

 

사회적 안전을 위협하는 일터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도 일터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다양한 차별로 인해 이주노동자의 사회적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그들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고용허가제 노동자이기 때문에, 이주여성 노동자이기 때문에, 임신하였기 때문에, 귀화하여 한국인이 되었음에도 원래부터 한국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등록체류자이기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로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가장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지만 가장 월급을 적게 받고 있으며, 아무리 일을 잘했어도 임신하면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되고, 법으로 보장된 산전검사를 받기 위해 휴가를 요구하면 “왜 허락도 안 받고 임신했냐?”라는 물음이 돌아왔고, 힘들게 버텨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쓰고자 하면 “우리 회사는 그런 것 없다!” “임신해서 이런 것 요구할 줄 알았다면 너를 고용하지 않았을 거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심지어 최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주최하는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구분 적용 세미나’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해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차등(차별)적용하고 사적 계약과 단기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제외’가 공론화되었다. 나경원 의원은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외국인 고용을 활성화하고 더 많은 국민이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획일적, 일률적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으면 취약한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이는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여 국민경제와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최저임금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무엇보다 일부 사업주들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인종차별 국가로 국제사회에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안전한 일터에서 生生至樂하기

가끔 이주노동자들로부터 손 사진을 받는다. 손가락이 곱게 절단된 사진을 보낸 노동자들에게는 고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들이 보낸 손가락 대부분은 의깨지고 뭉개져 하얀 뼈와 검게 죽은 살, 그 사이를 날카로운 바늘로 고정하여 피를 흘리는 손가락들이다. 그런 손가락을 볼 때면 멀쩡한 내 손가락마저 저리고 아프다. 그런 날 나는 손가락을 유심히 내려다보며, 손가락이 내 몸에 잘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자 손가락들을 꼼지락거리게 된다.

이주노동자의 일터가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서 해방되어 이주노동자의 정신안전이 보장되고 차별 없는 공간이길 바란다. 이주노동자의 손가락도, 생명도, 그들이 코리안드림도 온전한 하나로 함께 생생지락(生生至樂)하고 싶다.

77자료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는 왜 발생하였는가?

활동이야기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제조업, 건설현장 등 일터에는 많은 유해·위험요인이 있다. 하지만 유해·위험요인이 있다고 해서 모두 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며, 발생한 모든 사고 또한 노동자를 다치게 하거나 병들게 하는 재해가 되거나, 특히 중대재해 참사로 되진 않는다. 예방을 위한 법 제도가 있고, 일상적으로 일터에서 유해위험요인을 세심히 확인하여 작업자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위험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기업은 해야한다. 그리고 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잘하는지를 관리 감독하고, 만약 위법할 경우 제재를 가하여 사업주가 법·제도를 이행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정부는 해야한다.

 

하지만 2024년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전곡산업단지에 있는 1차 리튬전지 제조공장인 (주)아리셀의 3동 2층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는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였고, 사망자 포함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아리셀 공장에서의 리튬전지 폭발사고는 왜 다수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다치는 결과를 낳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리튬전지 폭발로 끝나지 않고 작업자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신체적 심리적 훼손을 남기게 되었을까? 아리셀에서 왜 사고가 참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1. 불법적 고용구조 속 방치된 노동자들

아리셀은 매월 변화하는 물량에 맞춰 쉽게 인원을 조정하고, 필요가 없어지면 언제든지 해고와 채용을 반복하기 위해서 직업소개업 등록이나 파견허가도 보유하지 않은 중간업체인 메이셀을 통해서 노동자들을 공급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메이셀은 아리셀과 동일한 주소지에 등록된 회사이다. 아리셀의 관심은 오로지 생산 납품을 맞추는 것이기에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시간 할애도 공간 배치도, 생산속도 조절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아리셀 참사가 발생할 시기에는 정규직 노동자보다 훨씬 더 많은 단기간 노동자들이 존재하였고 불안정한 고용과 길지 않았던 근속으로 회사가 익숙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이주노동자들이 많았다.

 

  1. 사전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생산만 중요했던 아리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가 발생하기 이틀 전인 6월 22일 아리셀 2동에서 리튬전지 폭발사고가 있었으나 화재진압 후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생산을 시작하였다. 아리셀은 소방당국에 알리거나 작업자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그냥 덮어버렸다. 당시 폭발이 된 리튬전지와 동일한 시기에 만든 제품은 참사 당일 아침, 3동 2층으로 옮겨서 다른 배터리와 함께 적재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적재된 리튬전지 완제품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1. 폭발 대비를 위한 구조와 설비가 없었던 회사

2017년 국내 리튬 1차 전지의 85%를 생산하는 업체에서도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공장 모두를 태웠던 대형화재를 겪고 난 후 회사는 공장별로 건물 간 6m 이상의 간격으로 별도의 건물을 세우고, 사무동을 뺀 모든 건물의 두께는 30cm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었다. 리튬전지 보관 장소에는 격벽을 만들고 격벽마다 소화시설-자동분말 소화설비, 팽창 질석, 방화매트 등-을 설치하여 화재와 폭발을 대비하기 위한 구조와 설비를 갖추었다. 하지만 아리셀은 폭발과 화재에 대비하는 시설과 장비 자체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금속화재 소화기인 D급 소화기조차 충분하지않았다고 하니 구조와 설비가 전무했다고 볼 수 있다.

 

  1. 위험 작업과 대처방안을 위한 교육 미실시

비록 폭발과 화재를 대비한 예방 시설과 구조가 없었더라도 리튬전지의 폭발 위험성에 대해서 교육을 받았다면, 그리고 대피훈련을 통해 리튬전지가 폭발할 경우 어떤 대응-소화기, 설비 등-이 필요한지 알았다면 어땠을까? 대부분 작업자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관리자나 작업자 중 대응방법을 아는 누군가라도 있었다면 ‘대피하라’라고 소리쳤을 텐데 누구도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았다. 책임있는 회사는 오로지 생산에만 관심을 뒀을 뿐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에는 관심이 없었다.

 

  1. 리튬전지에 대한 부실한 관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발생 당시 3동 2층 작업장에는 3만 5천 개의 배터리가 작은 박스에 담긴 채 있었다. 심지어 수출용 파레트를 깔고 그 위에 사람 키 높이 만큼 적재할 때도 많았고, 평상시에도 완제품을 작업장 내 두거나 작업 공간의 통로를 막고 적재했다고 한다. 이처럼 아리셀은 폭발위험이 있는 전지를 별도의 보관 장소에 보관하거나, 폭발 대비를 위한 설비나 구조는 마련하지 않은 채, 작업장 안에 위험을 차곡차곡 쌓아서 모아두는 행위를 하였다. 심지어 리튬전지 완제품은 출고를 쉽게 하려고 출입구 쪽에 적재하였기에 작업자들이 탈출을 시도할 때 화재가 발생한 곳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되어 대피가 더욱 어려웠다.

 

  1. ‘비상구’의 역할을 하지 못한 비상구

발화 시작 후 42초 만에 3동 2층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로 가득했기에 작업자들은 탈출로를 찾기가 어려웠다. 불법적인 건물구조 변경으로 공간이 분리되지 않았고, 비상구는 정규직만 지급되는 ID카드가 설치되어 있었기에 위급한 사항에서는 쓸모가 없는 문이었다. 결국, 사방이 다 막힌 공간에서의 탈출구는 하나밖에 없었고, 유일한 탈출구인 출입구는 이미 리튬전지가 폭발하면서 불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1. 무법천지 아리셀의 상황을 왜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리튬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위험물질 제2호(물반응성 물질 및 인화성 고체)에 해당하는 위험물질임에도 2024년 7월 9일 게시된 산업안전공단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검색 결과에는 ‘규제 사항은 없음’으로 표기되어 있어 국가차원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화학물질관리법상도 리튬은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일반화학물질로 되어있어서 관리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었다. 리튬이 이러하니 리튬을 가공하여 만든 배터리 제품은 오죽했을까? 그동안 소방법에서도 화재위험성이 큰 물질은 관리를 위해 ‘특수가연물’로 지정하는데, 리튬전지는 특수가연물에서도 제외되었고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미흡한 법제도와 국가차원의 위험성 관리가 공백상태다보니 국방부에서도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군대에서 리튬일차전지 사고가 총 92건이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만약 단 1건의 화재폭발 사고라도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면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공급망에 대한 관리를 방치한 국방부와 삼성에게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발생한 참사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를 제대로 밝혀야 이러한 참사가 더는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고,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가족을 잃은 유족을 위로하는 과정이며 그나마 고통을 덜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추석을 맞는 지금도 유족들과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참사 초기부터 제안한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온전한 재방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를 참사로 만든 아리셀과 관련된 기업 모두가 책임이 있으며, 정부는 물론 국방부와 삼성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 군납 기일을 맞추려고 불법적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리지 않았다면 ▲ 군납 과정의 불법성을 확인한 국방부가 생산을 중단시켰다면 ▲ 불법 파견을 당한 노동자들이 불법 직업소개를 통한 고용형태가 아니었다면 ▲ 6월 22일 폭발사고에 조치를 제대로 했다면 ▲ 생산품을 안전하게 분리 적재하고, 폭발 대비 구조와 설비를 갖췄다면 ▲ 안전교육과 대피훈련을 통해 폭발 및 화재대응법과 대피로를 알았다면 ▲ 작업공간과 바로 연결되는 비상구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비상구가 있었다면 ▲ 완제품 적재를 바깥과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 앞에서 하지 않았다면, 단 하나만 제대로 했다면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는 ‘참사’가 되지 않았다. 죽지 않았다!!

211활동이야기

슬픔에서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 시작!

활동이야기

조병준 이사장

8월 17일 전국에서 약 100여대의 희망버스가 출발하여, 55일이 지난 아리셀 화재참사의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불과 몇십초만에 23명의 생명, 18명의 이주민들의 목숨을 삼켜버린 화염처럼 비틀어진 공장이 보이고, 그 입구에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영정속 사진은 너무 어리고, 너무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영정속에는 불법 파견된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2008년 이천코리아냉동 물류창고 화재로 40명이 사망했습니다. 절반이상이 임시노동자이고, 13명은 이주노동자였습니다. 2020년 4월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건설현장 38명 사망자 대다수가 하청노동자였습니다. 대형참사의 희생자는 점점 한국의 수직적 노동계층의 반지하, 불안정한 노동계층 비정규직 여성 이주민이 대다수이며, 이번 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글을 쓰며 최근 두 개의 신문기사를 주목해 보았습니다. 하나는 참사 하루전 “이주노동자 목숨값 차별, 한국인 노동자의 산재사망보상금의 1/3에 못미친다”는 칼럼이었고, 하나는 참사후 6월 30일 중대재해법시행후의 1심판결문을 전수분석한 “임금노동자의 3.24%인 이주노동자(92만 3000명), 중대재해 사건에선 ‘11%를 기록, 50인 미만 확대시 그 숫자는 더 증가”라는 기사입니다. ‘목숨값이 1/3밖에 되지 않고, 사망률은 내국인에 비해 3배가량 높다’는 이 두기사를 보며, 이주노동자가 한국의 자본주의에 가성비 좋은 경제적 도구로 쓰임을 당하고 버려지고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1967년 막스 프리샴은 “우리가 바란 것은 일손이었는데, 대신 인간들이 왔다”고 했습니다. 한국사회에도 1991년 이주노동자가 온 이후 33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사람이 아닌 노동력, 경제적 도구로 여기고 있음을 이번 참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왜 지난 3년간 4번의 폭발이 있었고, 이틀전에도 화재가 난 위험한 일터를 방치했는가” “왜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죽었는가..” “왜 이렇게 많은 이주노동자가 죽었는가” 희망버스 추모행사에서 유가족을 비롯해 참가한 사람들은 묻습니다.

 

폭발과 발화의 위험한 일터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성평가 우수작업장으로 선정한 정부, 위험한 작업장 제조업무에 불법파견된 비정규직노동자 파견법, 충분한 언어소통과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 F4비자 운운하며 단순노무 위법이라며 회유협박하며 합의하려는 기업, 비상구의 적재된 완성품과 발화를 촉발하는 일반소화기, 탈출로 안전의식등 정부,법,제도,기업, 안전의 문제는 이 화재가 *사회적참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마저도 싸고 부담이 적은 가성비 좋은 노동만을 찾고, 위험한 노동현장에 그들을 도구적, 일회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기업, 노동구조가 바로, 산업현장의 대형참사를 일으키고, 이주노동자등 불안정한 노동자들을 죽게하는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이주화로 인한 대형참사를 막아야 합니다.

 

8월 17일 아리셀 희망버스 대표단의 요구사항입니다.

1 박승관대표 즉각 구속하라

2 아리셀 참사 진상을 규명하라

3 이주노동자 죽지않는 대책 수립하라

4 위장도급 불법파견 강력하게 처벌하라

5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투쟁으로 쟁취하자

(이 마지막 요구사항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투쟁으로 쟁취하여야할 조건에 놓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리셀 공장 앞 파란 추모리본에는 누군가가 “누구나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라고 적어 두었고, 한 이주노조 대표는 “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요구하고 싶다. 위험한 사업장에서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요구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고 외쳤습니다.

저는 절박한 마음으로 희망버스에 탑승했습니다.

한국사회는 현재 230만명이상의 이주민이 살고 있으며, 곧 5%의 이민사회로 진입할 것입니다.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이주민을 하위 계층으로 공고히 하여 더 불평등한 사회로 갈지, 다양성을 존중하며 차별을 없애며, 더 평등한 사회로 나아 갈지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생각합니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희생을 낳은 아리셀 화재참사는 그 중요한 분기점되어야 합니다. 슬픔에서 희망을 만들어야할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63활동이야기

이주아동정책토론회 개최

활동이야기

기수하 활동가

 

 

이주아동 인권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8월 23일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개최했습니다. 이주아동의 권리보호와 건강한 성장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연구자, 시민단체 활동가, 이주아동 양육자, 복지기관 종사자, 부산시, 부산시의원 등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주민과 함께>와 부산광역시의회 전원석의원실이 공동주최하고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였습니다.

 

<이주와 인권연구소> 김사강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주아동의 출생등록권, 건강권, 보육권, 사회보장권, 체류권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짚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구체적 과제를 제안했습니다. 이어 지정토론은 미등록이주아동의 의료문제와 사례에 대해 <이주민과 함께> 아이잔 팀장이 보충하였고 장애 이주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이주민 양육자의 어려움과 불평등을 이야기했습니다. 부산시 담당부서는 외국인주민 지원프로그램을 많이 소개해주었지만 아동처럼 특별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취약한 이주민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전원석의원은 국적법의 한계를 넘어 부산시가 독자적인 사업을 펼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이주민 인구수와 영토 내에서 함께 살아가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현행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체류 외국인 230만명, 국적을 취득했거나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이민자는 4천여가구, 120만명입니다. 10년을 넘어 체류하며 정주화 되어가는 경향과 젊은 나이의 이주노동자, 유학생들의 유입은 결혼과 아동 출생을 동반합니다. 증가하는 이주아동 인구에도 불구하고 외국국적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제도가 없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있어왔습니다. 저출생 시대에 이주아동에 대한 관심이 사회구성원의 관심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외국인 아동을 왜 지원해야 하나?’는 이른바 ‘국민정서’와 그 여론을 빌미로 유엔인권위원회의 “모든 아동에게 차별없는 인권보장” 권고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주민과 함께>는 앞으로도 이주아동들이 차별없이 자라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주아동 정책토론회 자료집> 보기

72활동이야기

이주민공공의료통역 수료

활동이야기

2024년 8월 7일 수요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 수료식을 진행했습니다. 전문교육은 총 72명이 청강하여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3주간의 전문교육을 마친 후 실기시험, 필기시험, 병원 실습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승점에 도달한 수료생은 총 55명이었습니다.

수료한 교육생들에게 축하해주기 위해 부산대학교병원 정성운 병원장님과 이주민과 함께 정지숙 상임이사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공공보건의료사업실 김창훈 실장님, 한일경 팀장님, 사회복지사 김은숙님 및 병원의 관계자분들도 수료생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줬습니다.

이번 교육과정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전국에 있는 통번역활동가들이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으로 교육 분위기도 좋았고, 열심히 교육을 진행해주신 강사님들 덕분에 반응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다재다능한 교육생을 모일 수 있었고 늘 부족한 소수 언어인 미얀마어 통역활동가들도 이번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어, 몽골어, 베트남어 통역활동가들도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이젠 교육생 중에 두 분 대표로 교육과정 소감을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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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공공 의료통역 수업과 나의 꿈

 

장양(중국출신)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주민 공공 의료 통역 과정 수료자 장양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주민 공공 의료 통역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꼈던 점들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주민 공공 의료통역 교육과정은 다양한 의료 교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쌓인 지식은 제가 앞으로 어떤 통역을 하든, 든든한 기반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의료 통역 부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이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부산대학교병원의 따뜻한 후원 덕분에 저희는 최고의 교육 환경 속에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실습은,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의료 통역 선배와 함께 환자와의 소통 방법, 문제해결 능력과 태도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해주신 교수님과 함께 팀워크를 향상 시킬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이론 수업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 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통역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보람은 앞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나를 이끌어줄 것입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 저는 앞으로 의료통역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고 환자들에게 최고의 의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의료 통역 분야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소통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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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공공의료 통역수업을 듣고”

 

응웬티키우 (베트남출신)님

 

안녕하세요. 베트남에서 온 응웬티키에우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우선 저희와 함께 의료통역 과정을 진행해 주신 김나현 선생님, 강의해 주신 교수님들 그리고 실습 과정에 도와주신 통역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저희가 재밌게 교육을 받았고 아주 좋은 기억과 경험을 남겼습니다.

 

시험과 실습에 대해 자기가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이 걱정했는데 교수님들, 선생님들 너무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들도 잘 마무리 하신 것 같습니다. 특히 이 교육을 통해서 의학 지식을 깊게 배우게 돼서 실제로 의료 통역 나갈 때마다 사용되더라고요. 과별로 흔한 질병을 알고 있어서 의사과 환자의 의사소통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주민 관련 제도, 문제도 같이 교육받았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하다가, 현장 실습을 나가서 다른 선생님들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통역 과정을 해 볼 수 있으니까 통역을 하면서 제 부족한 점을 알게 되었고 여러 경험을 쌓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 선생님과 같이 실습하면서 이야기하고 밥도 같이 먹고 아주 아주 즐거운 시간이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으로 제 작은 도움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와드릴 수 있어서 뭔가 보람된 일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마음도 따뜻함을 느낀 것 같습니다. 좋은 교육을 해 주셔서 한 번 더 감사하고 앞으로 이 교육의 얻은 지식과 경험을 잘 활용해서 의료통역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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