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주민의 인권” 컨퍼런스 개최

활동이야기

우리 곁에는 제도와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홀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주민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이주민과 함께>는 <이주와 인권연구소>와 함께 장애 이주민의 존재를 조명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공론장을 열었습니다. 8월 9일 오후 4시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한국 거주 장애 이주민의 인권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 70여명의 장애 인권 활동가, 연구자, 공익변호사, 장애인과 장애 이주민 당사자들이 모여 장애 이주민을 배제하고 있는 한국의 법과 제도의 문제점을 짚고, 개선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이 컨퍼런스는 8월 7일부터 닷새에 걸쳐 진행된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의 병행 세션으로 열려 장애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컨퍼런스는 5명의 발표자의 주제발표와 발표자와 청중이 함께하는 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장애 이주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책과 한계’(권영실 재단법인동천 변호사)는 장애인복지법에 외국 국적 이주민과 관련된 조항이 신설되고 개정된 배경과 과정을 살펴보았고 그럼에도 여전히 대다수의 장애 이주민들이 복지사업에서 배제되고 있는 정책적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 ‘한국의 장애 이주민 실태’(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는 장애 이주민 실태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장애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겪고 있는 생존위기를 언어,체류,의료접근성, 건강보험제도 차별, 사회보장에서의 배제 등 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발표하였습니다.

세 번째, ‘장애 이주민 당사자 및 가족들의 경험’은 장애가 있는 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이자 고려인 동포 장애인 가족 모임의 최마리아 대표가 나와 장애가 있어도 체류자격 제한으로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없었던 이야기,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가 취업이 불가능한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거나 한부모인 경우 필요한 재활치료는커녕 생계유지마저 힘겨워하는 현실을 들려주었습니다.

네 번째, ‘장애인 인권운동의 시각에서 본 장애 이주민’(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며 필수적인 지원이 여전히 부족한 장애인들의 현실 속에서 장애 이주민들에게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장애 운동계가 이주민들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 본격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마지막은 ‘일본 장애 이주민에 대한 의료,복지,사회보장’(무라야마 잇페이 가나가와시티유니언 서기장)은 외국인 등록을 하고 일정 기간 이상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에 대해 폭넓은 사회보장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일본의 살켸를 바탕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장애 이주민들에게 보장되는 의료서비스와 장애인 복지 서비스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발표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① 장애 이주민에 대한 복지지원의 제한은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며 한국이 비준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위배 됩니다. ②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③ 법·제도 개선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장애인권운동과 이주인권운동 양쪽에서 장애 이주민의 어려움을 당사자 문제로 안아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합니다.

32활동이야기

‘이름’에 대하여

활동이야기

사무처장 최소현

 

다문화 감수성 교실 강사단 선생님들은 초등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시기도 하지만 법원에서 고용노동부에서 통역활동을 겸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장에서 불법체류자라는 말을 자주 듣고 통역하기도 한다고 하셨다. 왜 불법체류자는 차별의 언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의 인권감수성을 점검할 필요를 느꼈다.

 

예전에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에게 ‘잡종’, ‘튀기’라는 발언을 하여서 거치게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튀기는 원래는 종이 다른 두 짐승 사이에서 난 새끼를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그대로 사람에게로 이어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튀기라는 말을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는 쓰지 않는다. 한국은 1978년 인종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하였다. 인종하면 뭐라고 생각하냐는 말에 백인, 황인, 흑인을 답했다. 답은 과학적으로 우리는 모두 같은 종이다. 그래서 단순히 백인이 흑인이 차별하고를 넘어서 민족, 가문 등 사람을 구분 지어 차별하는 것을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2006년 유엔 인종차별위원회에 한국 정부가 보고한 보고서에는 ‘혼혈“과 ”순혈“이라는 용어를 사용되었다. 위원회에서는 한국에 만연한 인종우월주의에 우려를 표했다. ‘혼혈’이 왜 인종차별의 언어일까? “혼혈”이 있으면 “순혈”도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사람들은 혼혈보다는 순혈을 지향할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 순수혈통을 위한 대량학살의 배경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최근의 인종차별은 외국인, 시민권이 있는 사람과 체류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구분한다. 체류자격이 없다고 해서 인간적으로 줘야 하는 것을 주지 않는 것은 인종차별이다.

 

2022년 유엔 인종차별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불법체류자라는 용어가 “체류 기간 경과 상태”거나 “미등록 체류 상태”인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차별을 악화한다고 지적하였다. 왜 우리가 불법체류자라고 부르지 않고 미등록 체류자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주자라고 부를 수도 있는데 이주민이라고 부르는 것도 ‘주민’ 같은 이웃 주민으로 살자는 그런 맥락이다. 주변에 불법체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미등록체류자라고 부른다고 정정해주자. 우리 주변에는 내가 미처 몰랐던 차별과 편견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활동가라서 차별과 편견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차별과 편견도 배워야 아는 것이다.

28활동이야기

세계장애인대회 장애이주민 세션 개최

활동이야기

2023_자료집_부산세계장애인대회_장애_이주민의_인권‘장애 이주민의 인권’ 컨퍼런스 개최

2023. 8.9(수) 16:00~17:30

부산 벡스코 컨펜션 홀 104호-105호

 

장애를 가진 이주민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그리고 외국인으로 이중의 차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법과 제도는 사회보장의 대상을 ‘국민’에 한정하고 있어 외국 국적 이주민은 장애가

있더라도 생계,주거,의료와 관련된 아무런 공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장애 이주민은 적절한 교육과 훈련, 재활치료를 포함한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생존 그 자체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2023년 부산세계장애인대회를 맞아 한국의 장애 이주민 실태를 조명하고 장애 이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아래 웹포스터를 눌러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28활동이야기

‘전국이주노동자대회’

활동이야기

고용허가제 20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전국이주노동자대회를 개최합니다. <이주민과 함께>도 40명 이주노동자와 함께 부산에서 출발합니다.

서 전국이주노동자대회를 개최합니다. <이주민과 함께>도 40명 이주노동자와 함께 부산에서 출발합니다.

28활동이야기

‘곁을 만드는 사람’ 북콘서트 개최

활동이야기

7월 17일 늦은 7시, 일터소극장에서 ‘곁을 만드는 사람’ 북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울경 공대위>와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양지부>가 함께 준비하고 민주노총 노조원과 이주활동가 35명이 함께 했습니다.

정지숙 상임이사의 진행으로 김나현(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센터장), 나와츠(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운영위원), 이효나(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국장), 또뚜야(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상담원) 4명의 이주민 활동가들이 이야기 손님으로 나와 이주노동자로서 지나온 삶의 여정과 활동가로서 현재의 고민까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한 자리였습니다.

공장에서 계속 일했다면 돈은 더 많이 벌었겠지만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로 자긍심을 갖게 해준 활동가의 삶이 무척 소중하다는 말이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건설과 금속노조에 이주노동자들이 많고 최근 조선업의 호황으로 더욱 늘어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에 어려움을 토로한 노조원도 있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다문화감수성 교육이 노동현장에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콘서트가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25활동이야기

이주아동 보육비 지원 부모간담회

활동이야기

“이주아동의 위기환경 극복을 위한 성장지원” 사업을 시작한 지 4개월이 되었다. 그 동안 자녀들은 어린이집에 잘 다니고 있는지, 보육비 지원을 받고 가족에 무엇이 좋아졌는지 등 의견을 들은 목적으로 7월 2일(일) 오후 2:00 이주민과함께에 부모간담회를 진행했다. 총 31명 학부모와 아동을 참여했었다.

소중한 우리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모두가 존중 받는 인권이야기” 주제로 강사를 모시고 진행했었다. 인권에 대해 부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와 자사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누구를 위한 최선인지 생각한 시간, 또한 “나는 나의 주인이다” 동화책 속에 이야기를 통해 내가 소중한 것을 강조하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 평등하며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렸다.

간담회 참여 “보호자 중 한 분만 참석하셔도 된다” 공지했지만 자녀와 함께 오셨다. 이로 인해 강의 시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지만, 경험이 많은 강사님은 눈높이에 맞게 아동과 함께 수업을 참여 방식 전환했었다.

교육을 미친 후 부모님들과 함께 자유롭게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자녀들이 어린이집에 잘 다녔는지, 불편한 점이 없는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어떤지 등 의견을 들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으니 매일 즐겁고 등원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한국어가 많이 늘었다, 원장, 교사들이 아이를 잘 돌봐주고 사랑을 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주민과 함께의 지원 예산을 마련하고 지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등” 주로 대답했다.

3월 사업 설명회 때 만남보다 이번에 봤을 때 부모님과 아동이 즐겁고 활발해 보였다. 아동지원을 매개로 이주민과 한국사회의 소통과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11월 부모 모임이 있을 예정이다. 그 때 다시 만남은 가족과 아동들이 어떤 모습이 달라질지 기대됩니다.

28활동이야기

이주민 공공의료통역전문교육 수료식

활동이야기

2023년 7월 26일 수요일,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 수료식을 진행했습니다. 전문교육은 총 74명이 청강하여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3주간의 전문교육을 마친 후 실기 시험, 필기 시험, 병원 실습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승점에 도달한 수료생은 총 52명이었습니다.

수료한 교육생들에게 축하해주기 위해 부산대학교병원 정성운 병원장님과 이주민과 함께 정지숙 상임이사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공공보건의료사업실 한일경 팀장님, 사회복지사 김은숙님 및 병원의 관계자분들도 수료생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줬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교육과정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전국에 있는 통번역활동가들이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으로 교육 분위기도 좋았고, 열심히 교육을 진행해주신 강사님들 덕분에 반응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다재다능한 교육생을 모일 수 있었고 늘 부족한 소수 언어인 미얀마어, 캄보디아어 통역활동가들도 이번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어, 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우즈벡어 통역활동가들도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이젠 교육생 중에 두 분 대표로 교육과정 소감을 들어볼까요?

메이준(미얀마)
안녕하세요! 저는 미얀마에서 온 메이준입니다. 부산에 살면서 통번역활동을 하고자 하지만 교육을 어디에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있다가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받는 3주 동안 전문적인 의료교육을 아주 귀하게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여러 분야의 교수님들께서 어려운 의료 용어도 쉽게 설명해 주시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육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실습까지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신 덕분에 완벽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의료교육으로는 지금 이 프로그램이 제일 좋은 프로그램으로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 잘 가르쳐 주신 대로 저희도 최선으로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교육프로그램을 후원해 주신 부산대학병원원장님과 관계자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주민통벅역센터 링크의 선생님들께도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은희(베트남)
안녕하세요!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 교육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된 베트남어 통역가 이은희라고합니다. 먼저, 부산대학병원 교수님들이 가르쳐 주신 강의 덕분에 많은 새로운 지식과 의료용어를 배우게 되었고, 그로 인해 통번역 활동에 있어서 부족한 점을 개선하여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습 과정에 있어서 모든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김나현 센터장님, 이하연 사무국장님의 도움으로 제가 느꼈던 어려움들을 잘 해결하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실습 과정에서는 선생님들과 다양한 국적의친구들 간 교류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의사소통 기술을 연마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의학 분야의 심도 깊은 교육을 해주신 부산대학교병원 교수들과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이 교육을 통해 ‘도전’과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누렸기 때문에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더 큰 꿈을 꾸기 위해, 더 넓은 시야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0활동이야기

나의 의료상담 이야기

활동이야기

아이잔 의료팀장

 

지난 6월, 부산에 거주 중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여성 A분이 새벽에 혼자 자택에서 출산했다. 나는 A와 신생아 건강이 걱정되어, 긴급하게 협력병원으로 갔고 너무도 다행히도 A와 아기는 건강상 문제가 없었다. A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아예 없어서, 의료팀에서는 한 복지재단을 통해 지원금 300만원을 받아 생계비와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A가 울면서 전화를 했다. “빨리 119 불러주세요. 아이가 코피 흘리고 숨을 못 쉬어요” A가 외쳤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119가 도착했고, 아기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119와 전화 통역 중에 경찰에서도 연락이 왔다. 119에서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한 모양이었다.

토요일이라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당직 의사는 신생아에게 코피가 난다는 증상은 흔하지 않다며 외상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CT 검사를 찍었다. 결과에는 이상이 없었다. 필요한 검사와 아이의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입원 수속 시 건강보험이 없어서 병원비가 많이 발생한다는 안내 받고 보증금 200만원 내야 입원 허가하겠다고 했다. 우리가 진행 중인 ‘미등록 이주 아동 의료비 지원사업’ 예산으로 200만원 냈다. 밤 11시가 돼서야 하루가 끝났다.

A는 건강보험이 없다는 것 말고, 또 다른 어려움도 있었다. 아기는 출생신고를 못한 상태였다. 집에서 혼자서 출산을 했기 때문에, 보통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출생 증명서를 받을 수 없었다. A가 본국 대사관에 여러 번 문의했지만, 병원에서 서류를 떼오라는 답만 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부산에 해당 국가 영사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아기가 입원 중이고 출생신고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영사관에서는 출생 당시 진료받은 병원에서 진료 확인서를 번역&공증&아포스티유 해서 제출하면 출생신고가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도움을 받아 진행 중이다.

아기가 입원하는 동안 원무과 직원들은 물론이고 병원 관계자들까지 병원비 문제로 하루 15개 이상 연락이 왔다. 원무과로부터 이주민과함께가 병원비 문제를 해결하라는 말까지 들어 말싸움도 했다. 결국 ‘미등록 이주 아동 의료비 지원사업’의 남은 마지막 예산을 보냈다. 우리 지원금이 모자라 본인부담금이 발생하여 이를 내지 못해 병원으로부터 여권 압수를 당했다. 일주일 뒤 외래진료때 남은 병원비를 갚는다는 조건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동시에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도 받아야 했다. 경찰서와 구청에서도 조사가 진행되었다. 퇴원한 지 며칠 뒤, 짐을 싸서 경찰청에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경찰청에서 아동학대 혐의가 없다는 판정이 나왔지만, 미등록 체류 중이라서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A는 치료가 끝나지 않는 신생아와 보호소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냐고 항의를 했다. 경찰관이 아기와 분리하겠다고 협박하고서는 강제로 부산 출입국외국인청에 데려갔다. 이 사실을 듣고 곧바로 출입국외국인청에 달려갔다. 출입국외국인청에 한 달 된 신생아는 대학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출생신고조차 안 된 상태이고, 앞으로 항경련제 치료도 받아야 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보호일시해제청구서와 신원보증서를 작성해서 A와 아기를 데리고 나왔다. 다음날 3개월 유효한 체류허가서가 나왔다. A와 아기는 돌봄이 필요했다. 수소문을 통해 쉼터를 찾았다. 충분한 돌봄과 치료를 받은 뒤 건강하고 안전한 상태에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장기 상담이라는 것을 파악한 순간부터 어떤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상담 때마다 나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상담자를 넘어 보호자 역할도 하게 된다. 정말 쉽지는 않다. 밤과 낮, 쉬는 날 없이 언제든지 연락을 받고 대응해야 한다. 처음에는 아무 대책 없이 위험하게 자택에서 출산하고, 아기 잘 돌보지 못한 A에게도 원망이 컸다. 상담하면서 A를 이해하고자 했다. A가 위기 상황에 빠진다는 것은, 결국 A만 잘못과 책임일까?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짐작할 수는 있었다. 미혼모로 그 나라의 사회적 비난이 심한 탓에,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낯선 나라로 도망하기로 한 A의 마음을 짐작해보았다.

상담이 너무 힘든 순간에는 활동가의 길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힘든 만큼 보람도 느낀다. 동료 활동가들이 부딪치는 어려움을 하나, 하나 헤쳐가면서 성숙해지고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고 말했듯이 나는 어쨌든 간에 늘 최선을 다해서 활동가의 역할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오늘도 애를 쓴다.

24활동이야기

기후정의 인권선언 워크숍

활동이야기

6월 19일 한 살림 부산 조합원 활동실에서 <이주민과 함께> <이주와 인권연구소> <한살림 부산> 등 이주단체와 생협단체가 모여 기후위기와 먹을거리, 이주노동자 인권을 함께 생각하는 ‘기후정의를 위한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인권선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첫 워크숍은 ‘대한민국 치킨전’의 저자이자 농촌사회학자인 정은정님을 초대해 ‘농촌이 직면한 이주노동자’를 지구화된 먹거리 공급망과 농촌 자본의 흐름, 국가가 포기한 한국 농촌의 현실 속에서 들여다보고 농민과 이주노동자의 연결과 연대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두 번째 워크숍은 구체적 방법과 액션플랜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오는 9월, 기후정의대행진에서 울려퍼질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의 인권선언에 관심 가져주세요.

29활동이야기

차별철폐대행진

활동이야기

6월 7일 오후, 부산경제인총연합회 앞에서 출범식을 시작으로 제22차 부산차별철폐대행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주민과 함께>도 ‘이주민도 우리이웃, 단속추방 중단하라’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노동허가제 시행하라’는 슬로건을 걸고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부울경 공대위>와 함께 행진했습니다.
2023년 부산차별철폐대행진의 핵심 요구는 “차별없는 임금인상”입니다.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임금은 반드시 올라야 하고, 모두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여성이어서, 장애인이어서, 이주민이어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요구입니다. 최근 시도되고 있는 최저임금 미만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은 이주노동자 임금차별의 신호탄이기에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언론보도 보기 클릭!

26활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