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이주민과함께
2025 민주노총부산본부 비정규 노동자대회 발언문 : 더이상 죽이지 마라!
활동이야기
더이상 죽이지 마라!
김나현-(사)이주민과 함께 부설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지난 10월, 유학생 뚜안 씨가 대구출입국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이른바 ‘불법체류자’가 아니었습니다. 정식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비자를 가진 청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꿈을 찾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밤새워 공부하고 일해온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런데 법무부의 폭력적 단속 앞에서 그는 3시간 내내 공포에 떨었고, 결국 추락사했습니다. 이 죽음은 결코 개인의 실수가 아닙니다. 구조가 만든 죽음이며, 법무부의 강압적 단속이 만든 사회적 살인입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난 9월 중순, 경남 사천에서도 단속 과정에서 베트남 이주노동자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던 노동자들이, 범죄자도 아닌 사람들이, 단속반에 쫓기다 중상을 입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법 집행’입니까? 이것이 사람을 대하는 국가의 태도입니까?
한국 정부는 한편으로는 유학생을 대거 받아들여 대학을 살리겠다며 등록금은 꼬박꼬박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졸업하면 일할 자리는 없고, 비자 제도는 현실을 외면한 채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일자리는 막아놓고 생계는 스스로 해결하라고 합니다. 살기 위해 몰래 일하면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이것이 어떻게 개인의 책임입니까? 미등록 상태를 만든 것은 개인이 아니라 바로 제도입니다.
합법이든, 미등록이든, 이주민은 모두 사람입니다. 가족을 걱정하고, 생계를 걱정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살아가는 노동자들입니다. 그런데 법무부는 이들을 ‘잡을 대상’으로만 봅니다. 공장과 식당 그리고 기숙사 등을 기습하고, 도망치는 노동자를 쫓고, 공포 속에서 숨게 만들고, 때로는 목숨까지 빼앗습니다. 이것은 ‘단속’이 아니라 명백한 국가폭력입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법무부는 폭력적 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죽음과 부상을 부르는 비인간적 단속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라!
유학생과 이주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낡은 비자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라!
그리고 다시는 뚜안 씨와 같은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하라!
이 나라에 땀과 시간을 바친 이주민들의 삶이 더 이상 짓밟혀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분명히 말합니다.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이 단속은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이주배경 청년모임 “여.우.함” 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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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평가회를 끝으로 이주배경 청년모임 ‘여.우.함’ 1기 활동을 마쳤습니다.
‘여.우.함’은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진지한 이주배경 청년들의 모임입니다. 자신들의 정체성에 닿아 있는 이주민 인권이 중심주제입니다. 청년들의 관심과 이주민 2세의 사회참여에 목마름을 느끼고 있는 <이주민과 함께>의 관심이 만나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모임의 매개체는 ‘밥과 이야기 나눔’입니다. 청년 1인 가구가 ‘먹거리 취약계층’이란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젊은 연령층이고 혼자 거주할수록 하루 세끼 챙겨 먹는 비율이 낮고 인스턴트 음식에 의존한다해요. 특히 집을 떠나 타지에서 유학하는 청년들은 ‘아낄 수 있는 돈이 식비밖에 없는’ 현실이죠. 이주배경 청년 모임을 구상하며 1번으로 떠오른 컨셉이 ‘맛집탐방’인건 자연스러웠습니다. 대학 주최 세미나와 부산광역시 인권센터 유학생 인권실태조사에서 만나 찜해 두었던 몇몇 청년들을 식탁에 초대했습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4번의 ‘밥과 이야기’가 있었고, 탐방과 간담회를 각1회 진행했습니다. 매회 주제는 있었지만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나의 이야기’와 ‘세상 이야기’ 사이를 넘나들었습니다. 8월에는 이주민 2세 활동가인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박동찬 소장을 초대해 아리셀 화재 참사부터 혐중집회 대응운동까지 수도권의 이주인권 청년활동을 들었습니다. 9월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고 한 세션인 ‘이주배경 청년과 한국 민주주의’를 함께 준비했습니다. 10월은 ‘교류의 시간’으로 다문화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들과 만났고 식사와 담소 이후 활동 평가모임을 가졌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9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심포지엄에서 전국의 이주배경 청년 활동가들이 모였는데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의 저자인 고예나님이 우리 모임의 채명신님과 이주배경이 똑같이 겹치는 것이었어요. 둘이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연결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주배경 청년 활동가들이 쑥쑥 성장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청년들을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멤버들 모두 긍정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갖고 있어 대화에 걸림이 없었고 매회 너무 잘 먹어서 밥 사주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 행복했다는 이야기, 이주민 활동가를 만나 교류하며 많이 배웠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쁩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이주배경 청년들이 행사의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으로서 한국사회를 향해 자기 목소리를 내었던 것이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이 목소리가 보다 넓게, 멀리 퍼져가도록 이어가겠습니다.
이주민 무료진료소 연구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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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이주민과함께 무료진료소>의 최근 5년간 진료 양상과 변화를 통해 미등록 이주민의 건강권 현실을 짚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 6월부터 인제대학교 의대 김새롬 교수님 지도 하에 인제의대 이유진 학생과 부산의대 문현진 학생이 5년간의 무료진료소 진료기록을 분석하여 ‘부산 지역 미등록 이주민의 1차 의료 이용 특성과 건강 문제’에 대해서 연구했고, 그 결과를 무료진료소 의료진과 통역활동가, 스탭들이 모인 가운데 발표했습니다.
2020년~2024년 이주민과함께 이주민무료진료소에 내원한 미등록 이주민 751명, 2111회의 내원기록을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 국내 환자들에 비해 미등록 이주민들의 경우 만성질환 환자가 1차 의료 내원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고, 남성 방문자의 수가 여성의 2배가량 많았습니다. 응급 중심 지원 체계, 만성질환 관리 체계, 성별 맞춤 건강관리 전략 필요성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진료소 프로그램을 모색 중입니다.
이 연구는 수개월에 걸쳐 환자 챠트를 데이터화 하고 분석하여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는데 의료계에는 이주민 건강문제를, 무료진료소에는 데이터 축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논문은 학술대회에서 상도 받았다고 해요. 축하합니다.
무료진료소 독감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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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공공의료통역 현장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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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는 11월 20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현장 네트워킹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부산시, 대구시, 천안시의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현장 활동가들의 발제로 지역별 사례와 지자체의 지원 현황을 공유하며, 지역별 공공의료통역 체계의 강점과 한계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실제 통역 사례를 중심으로, 이주민이 공공의료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겪는 언어·정보 접근성 문제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공공의료통역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토론자들은 지역을 넘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특히, 통역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지자체의 제도적·재정적 지원 확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각 지역의 공공의료통역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이주민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민·관이 함께 만들어갈 변화와 성과가 기대됩니다.
심포지엄을 함께 준비한 부산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과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팔레스타인 기억행동 -팔레스타인 시선집 함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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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
– 파디 주다
딸 아이가
거미 한 마리를 해치지 않는다.
자전거 손잡이 사이
집을 지은 것이었는데
꼬박 일주일을
아이가 기다렸다.
거미가 스스로 떠날 때까지
거미줄을 허물면
거미도 알거야
집이라 부를 수 없는 곳이구나
그럼 네가 자전거를 탈 수 있단다
일러 주자
딸아이가 말했다. 그렇게 누군가는
난민이 되는거 아니에요?
팔레스타인 시선집을 추천합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 행해진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2주기를 맞았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협상으로 전쟁이 멈춘 듯 보이지만 여전히 포탄과 기아에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읽어요.
<책 구입 문의 : 노동해방 마중 / 이주민과 함께 051-802-3438~9>
삼시세끼 햄버거가 웬말이냐! – 공항난민 인권침해 진정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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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오전 10시, <이주민과 함께>는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울경 공대위>, <난민인권네트워크>, <공익법단체 두루>와 함께 김해공항 첫 공항난민 D의 비인간적 처우에 대해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공정한 난민심사의 기회 부여 및 출국대기실 환경 등 공항난민에 대한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공항난민은 난민신청을 하였으나 입국이 허가되지 않아 공항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김해공항의 첫 공항난민인 D는 기니 출신으로 정치적 박해를 피해 부산에 도착해 난민신청을 하였으나 난민인정 심사를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고 5개월 넘게 공항 출국대기실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는 모든 난민신청자는 난민법 제6조에 따라 난민심사 개시 전에 ‘회부심사’를 받게 됩니다. 심사기간은 7일로 제한되어 있는데 이는 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해 난민신청자의 주장 자체만으로 명백히 난민 사유가 없거나, 객관적인 자료와 현저히 배치될 때만 적용됩니다. D의 경우 정치적 박해 사유였기에 주장 자체로 난민사유가 안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취지의 결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주장의 신빙성은 난민심사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지, 회부심사의 기준이 아님에도 법무부가 불회부 처분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회부 처분 이후 행정소송에서 75%가 원고 승소 판결이 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행정소송 기간 동안 공항 출국대기실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곳의 상황이 너무 열악합니다. 장기간 출국대기실에 머물러야 하는 출입국항 난민신청자들이 최소한의 존엄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오래된 문제입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출국대기실 의식주 개선을 권고했고, 2023년 당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을 방문하여 환경개선을 공표하기도 했지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김해공항의 상황은 인천공항보다 더 열악합니다. D는 찜질방 수면실과 비슷하게 생긴 방에서 개인 침상 없이 출국대기중인 사람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외출은 하루에 2번 30분씩 허용되었고 그 외 시간에는 꼼짝없이 대기실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식사 문제였습니다. 지난 5개월간 그에게 제공된 식사는 햄버거였습니다.
기자회견이 있었던 날은 D의 소송 판결 다음날이었습니다. 전날 소송에서 법원은 D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법무부가 항소하면 여전히 그곳에서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시간을 버텨야 하는 현실에 막막했습니다. 부산의 첫 공항난민 사례여서 그랬는지, 뜻밖에 많은 언론이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고 이에 힘입어 법무부는 항소를 포기하고 D는 출국장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공항난민들이 여전히 인천공항에 많습니다. 법부부는 약속한 대로 공항 출국대기실 의식주 환경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하며, 무엇보다 난민심사불회부 처분을 난민 유입의 방어수단으로 남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주민 영유아 의료비 지원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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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업은 미등록 이주 아동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아동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체류자격과 건강보험 자격 여부를 가리지 않고 지원하고 있어서 이미 의료비 지원을 받은 아동들의 양육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본 지원사업으로 7월에 선정된 A아동은 방글라데시 출신 부모 사이 출생한 쌍둥이 중 여아입니다. 장애 특성(뇌성마비, 단풍시럽뇨병 질환자)으로 인해 생후부터 6년간 매월 대학병원 정기진료와 재활의학과에서 지속적인 재활 치료받고 있습니다. A아동이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인해 병원을 일주일에 최소 3번 다니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이 있어도 소득의 대부분이 의료비로 지출되고 있어서 본 사업으로 의료비를 신청하여 150만원 선정되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의료비 부담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또 따른 어려움은 현재 쓰고 있는 보장구가 작아져서 교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보장구는 3개나 필요하고 총 비용은 600만원 이상입니다. 보장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주민과함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타 기관 보장구 지원 여부를 알아보고 연계할 계획입니다.
6년 전 A아동이 출생 일주일 후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수술 진행이 절실했습니다. 응급수술에 필요한 약 제품이 미국산이어서 비쌌고, 의사로부터 수술해도 뇌 회복이 불가능하니까, 아이 치료를 포기하라는 권유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A아동의 부가 어떤 비용이 발생해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양육자가 현재까지 A아동의 생명을 위한, 겪어 왔던 어려움을 들어보면 눈물겹습니다. 앞으로도 본 가정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곁에서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겁니다.
이주민공공의료 통번역 전문교육 수료식 – 수료생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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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종 (대만출신)
안녕하세요 저는 대만에서 온 손이종라고 합니다. 한국에 온지 벌써 12년이 되었고, 현재 구미에서 살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어요. 말도 잘 통하지 않았고, 문화 차이에 적응하지 못해 수없이 대만으로 돌어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어보니 정말 많이 성장했네요. 한국어도 잘하게 되었고,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모든 기관들, 부산의료원, 부산대학교병원, 이번에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을 담당해주신 김나현 센터장님 그리고 실습 과정에 도와주신 담당선생님들과 바쁜 일정 중에도 강의해주신 의사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료관광”은 제가 항상 배우고 싶었던 분야인데, 이번 교육을 통해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많은 의료지식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배운 지식을 활용해 한국에 사는 이주민들을 전문 의료통역으로 돕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한국 의료체계를 더 많이 소개하고 또 제공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저는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낯선 나러에서도 제2의 고향을 만들 수 있었어요. 저는 앞으로도 의료와 다문화분야에서 따듯한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짠티탄란(베트남출신)
안녕하세요 이번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교육생 짠티탄란입니다.
2025년 6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부산대학교병원, 이주민과 함께, 이주민 통번역 센터 링크의 이주민 공공의료통역 전문교육을 수료하면서, 저는 단순히 통역 기술을 넘어서 공공의료 안에서의 제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교육은 이중언어 사용자로서의 저의 능력을 의료 현장에서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고, 나아가 이주민의 건강권 보장에 기여하는 데 실질적인 발판이 되었습니다.
이번 교육은 온라인 이론 수업, 필기 및 실기시험, 병원 실습, 자원봉사까지 매우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초의학 이해 수업과 의료현장에서의 실제 통역사례 강의였습니다. 다양한 질병과 진료 과정을 이해하며 그에 적합한 의학용어와 표현을 익히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통역자의 실수가 곧 환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또한, 각 수업이 단편적인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통역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 문화적 이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까지 폭넓게 다루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이주민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과 긴장감을 줄이고, 의료진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통역자의 핵심 역할임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부산의료원에서 진행된 병원 실습과 자원봉사 활동은 이번 교육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통역하며 실전을 경험할 수 있었고, 실제 의료 상황 속에서 통역자로서의 태도와 언어적 정확성, 상황판단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진료실 안에서 마주한 이주민 환자들이 저를 통해 편안함을 느끼고 의료진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며, 의료통역이라는 일이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통역의 기술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공감을 전하는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고, 이주민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한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 또한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다문화 사회 속에서 건강한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