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

활동이야기

최소현 사무처장

 

6월 24일 화성시 전곡산단 내 아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사망자는 총 23명, 중상 2명, 경상 6명으로, 사망자 중 중국인(재외동포포함) 17명, 라오스인 1명이었습니다. 이번 참사의 대부분이 이주노동자로 아리셀 화재참사는 이주노동자의 최대 산재 참사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화성시는 유가족 숙식 지원을 종료한다고 했고, 사측에서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합의를 종용하고, 정부 역시 빠르게 사건을 덮고 마무리 지을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에 전국시민사회단체들이 아리셀 희망버스를 타고 아리셀 화재참사 추모현장으로 모이기로 했습니다.

 

약 4시간을 거의 쉬지 않고 참사 현장에 도착해보니, 건물의 지붕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졌고 새까맣게 그을려져 있었습니다. 휘어진 건물 옆 분양소에 앳딘 청년들의 영정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수하 선생님은 영정들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고, 이주민과 함께 활동가 모두가 어린 청년들의 죽음에 마음이 무겁고, 참담했습니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잠시라도 자리를 뜰 수 없었던 것은, 우리가 가진 무거운 마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태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죽음에, 우리는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감을 느낍니다. 산업재해의 위험은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지 않습니다. 아리셀 화재 참사는, 위장도급, 불법 파견 등의 한국 사회의 고용 구조상 가장 취약한 노동자인 이주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규직 노동자보다 하청직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고율이 두 배가 높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은 더 취약합니다. 그래서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서 ‘위험의 이주화’가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더 취약한 사람들이 더 차별받는 구조가 사라지도록,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크고 작은 연대로 함께 힘을 보태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아리셀 화재참사로 돌아가신 모든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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