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주민과 함께 30주년을 맞이하는 슬로건은 ‘이주민이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회‘입니다.
2021년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테타가 일어 났습니다. 부산역 광장에서 미얀마 민주항쟁 연대투쟁을 참가했을 때, 광주항쟁을 연대의 말로 건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온 과거 같고, 바다 건너 타국의 일이었으나, 2024년 12월 3일 계엄선포로 우리의 일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는 마치 기후재난 후 마을을 정돈하듯이, 정치적 재난 이후 사회문제나 마음을 하나하나 정돈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 듯 합니다. 우리 내걸은 ‘이주민의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회’를 떠올리며, 이 사회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 시간들을 통해 되짚어 봅니다. ‘계엄에 맞서고, 민주주의의 허약함을 깨닫고, 건강한 시민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참여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 있어야‘ 건강한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몸으로 깨달아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함께 사는 이주민들도 그 과정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체감하였을 것입니다.
지난해 11월엔 무슬림 이주민인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여러 사회권, 공공적 ,재분배정책들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이주민의 체류자격에 따라 생존의 기본권인 건강권마저 보장하지 못하는 한국과 달리, 뉴욕시는 1986년부터 응급상황이나 분만시에는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조란 맘다니의 여러 진보적인 정책은 어떻게 나왔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가 무슬림 이주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시민적 주체성으로 현재의 미국 사회를 분석하고 진단하며 목소리를 내어서가 아닐까? 미국사회에서 무슬림, 이주민이라는 차별의 주홍글씨를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권리와 누구나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 긍정과 희망의 생각들로 만들어 냈다 생각합니다. 그것을 크게 목소리 내고, 오래 설득하면서, 사람들이 동의하고 함께 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사회를 더 평등하고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길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은 이주민으로 인해서 심화되고 두드러지는 것이 아닌, 이주민들의 목소리와 활동들이 보다 평등하고 차별받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 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민과 함께는 목소리를 모아 크게 내고 있습니다. 링크 심포지움이나 이주민건강권, 보육권 토론회 등에서 이주민활동가들이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빛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이름난 링크 공공의료통역과정에선 올해도 예순한명의 이주민이 수료했습니다. 수료자 중 십여명이 이주민통번역활동가들은 매달 이주민진료소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으며, 링크통번역협동조합과 함께그린부산, 이주민 포럼, 이주청소년 모임에서 많은 이주민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는 노동·의료·행정 등 부산시에서 살기 위한 이주민 지원을 어느 기관보다 성의있게 해 오고 있고, 이주민 영유아의 보육료 지원에 애쓰고 조례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주민과 함께 또한, 장애이주민문제의 사회적 공론화와 이주아동건강권, 청소년지원, 한부모이주여성 등 한국사회에서 한 줌의 그늘에도 볕이 들고 싹을 틔우기 위한 활동하고 있습니다. 총회자료집을 보시며 ”이렇게 많은 일을 !!!“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또한, 올해 30주년을 맞아 이주민과 함께는 지역사업을 시작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우리의 외침과 활동과 정책과 사업이 이주민과 지역민이 사는 생활과 현장에 녹아내려, 지역에서 어떤 가치와 모양으로 만들어질지 함께 설레며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올해도 건강한 시민의 힘으로, 이주민의 목소리를 높여 나가, 더 나은 사회로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2026. 2. 12. 이사장 조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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