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이잔 팀장
‘있지만 없는 아이’ ‘그림자 아이’
미등록 이주아동을 칭하는 말들이 마음을 울려서일까요. 근래 들어 많은 구호단체나 어린이 재단들이 미등록 이주아동에 집중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일이지만 건강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아동이 많은데, 그 존재가 오히려 가려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동의 건강권은 한국 국적과 외국 국적, 등록과 미등록을 가리지 않고 모든 어린이들에게 평등한 권리로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주민 영유아 의료비 지원사업으로 5월에 선정된 G아동은 미얀마 출신 부모 사이 출생한 여아입니다. 장애 특성(뇌전증 질환자)으로 인해 생후 4개월부터 2년간 대학병원 진료과 7개를 번갈아 하면서 일주일에 2~3회 지속적인 진료받고 있습니다. 많은 진료과에서 치료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악화되어 지난 6월 중순 수술받고 중환자실에 2주 동안 입원 치료받고 퇴원했습니다. G아동이 건강보험이 있어서 치료비가 비교적 고액까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G아동이 건강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아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인해 장애가 있지만 장애인등록을 할 수 없고 소득의 대부분이 의료비로 지출되고 빚까지 낸 상황이지만 의료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족의 월 소득보다 의료비로 인한 지출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임금 전액이 아이 병원비로 나가고, 그것도 모자라 병원비 해결을 위해 대출금 2,000만원 빌렸습니다. 이 가족은 아이가 태어난 후 3년째, 심각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져 있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을 위한 헌신과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생애 가장 취약하고 중요한 영유아기, 당장 치료가 시급한 환자에 대한 폭넓은 의료지원과 제도개선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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