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항쟁 연대발언

활동이야기

밍글라바. 안녕하세요. 이주민과 함께에서 활동하는 정지숙입니다.

겨울 속을 걸어가는 우리들, 지금은 미얀마에도 한국에도 봄이 절실한 때입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가 꽃처럼 피어날 봄입니다.

 

2021년 2월 1일 평화로운 미얀마의 아침을 군화발로 짓밟은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습니다. 미얀마 민중의 저항을 세계가 지켜보며 응원했습니다. 곧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노란꽃 파다욱을 머리에 꽂고 미얀마의 미소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의무라 말하는 미얀마 사람들을 만나며 바람은 믿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군부 쿠데타 발발한지 4년을 맞은 지금, 아직도 미얀마에는 군부의 폭력과 잔혹한 범죄가 자행되고 있고 무고한 사람들이 집과 가족을 잃은 채 배고픔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지만 그 길이 참으로 길고 고달픕니다. 고문과 살해, 폭격으로 스러져간 수많은 목숨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아픔을 위로할 길 없지만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는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한국. 고단한 하루를 접어 잠자리에 들 시간에 강도처럼 계엄령이 들이닥쳤습니다. 권력을 독점하여 마음대로 휘두르고자 자행한 친위 쿠데타입니다. 부정선거, 의회 해산, 비상계엄, 군대 동원.. 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 얼굴 위로 민아웅흘라잉이 겹쳐 보였습니다. 어쩌면 그리 레퍼토리가 똑같은지, 같이 독재학이라도 공부한 모양입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굳은 의지로 내란 수괴 대통령을 탄핵하고 체포, 구금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내란 획책이 말끔히 정리되지 않아 하루하루가 위태롭습니다. 이 날은 한국에 사는 미얀마 이주민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12월 10일 재한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한국민들에게 존경과 연대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여러분의 말처럼 우리는 끝까지 함께할 연대입니다.

 

모든 역사의 시간 속에서 발견하듯이 투쟁이 길어지면 저항하다 쓰러지고, 지쳐서 포기하고, 어떤 이는 권력의 편에서 한때는 동지였던 이웃을 팔아넘깁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군부독재 종식과 민주주의를 되찾으려는 저항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있어 구불거리거나 때로 길을 잃어도 시대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미얀마의 저항하는 민중들, 탄핵광장의 응원봉 청년들,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도 그런 사람입니다. ‘미얀마와 한국에 민주주의 꽃필 때까지!’ 함께 연대하고 힘차게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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