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과 인권

No one is illegal

누가 이주민인가요?

원래 있던 곳을 떠나 있는 사람은 모두 이주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주민이라고 할 때는 대개 국제적으로 국경을 넘어 이주한 경우를 칭합니다. 이주민들은 노동하기 위해서, 결혼을 통해서, 해외의 동포, 난민, 유학생 등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주민들이 있나요?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은 2013년도 6월 현재 1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 중 3개월 이상을 체류하는 경우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등록하게 되어있는데, 이렇게 등록한 이주민은 약 95만 명 가량 됩니다. 이 중 약 70만 명 이상은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부산‧경남지역의 경우, 전국의 10%가 조금 넘는 약 10만여 명의 등록 이주민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이주민들은 어떤 나라에서 오나요?

한국에 입국하는 이주민들의 출신국가는 매우 다양합니다. 체류자 수가 많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중국(동포포함), 미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타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순입니다. 한국과 아시아 국가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노동자가 입국하는 시스템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전체 15개국 출신의 이주민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 나라들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타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미얀마, 동티모르, 키르키즈스탄입니다.

외국인노동자? 이주노동자!

우리는 흔히 ‘외국인노동자’란 표현을 쓰는데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이주노동자’로 표현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외국인’ 이라는 표현자체가 이미 내국인과 외국인이라는 구분, 국적에 따른 차이와 차별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고향, 조국을 떠나 이주하여 노동할 수 있습니다. 보다 평등의 의미가 담긴 ‘이주노동자’란 용어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불법체류자가 아닌 미등록이주민

한국에서 허가된 사업장을 벗어나거나, 허가된 체류기간을 넘긴 이주민을 흔히 ‘불법체류자’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들이 출입국관리법상의 체류기간을 어긴 것은 사실이나 그의 노동이나 그 삶이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법’이라는 말은 마치 이들이 무슨 범죄자인 것처럼 느끼거나 다루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불법체류자’라는 표현은 옳지 못하고, 단지 출입국관리법상 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의 ‘미등록이주민’라고 불렀으면 합니다.

이주민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나요?

01 일터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주로 겪는 문제들은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만의 저임금, 강제적립금, 산업재해, 장시간노동, 신분증 압류, 사업장 변경의 제한, 폭행과 폭언, 차별대우 등입니다. 이주노동자들 역시 한국인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노동법을 적용 받기에 노동현장에서의 부당한 사례는 노동부를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의사소통 때문에, 혹은 정보가 부족해서 직접 제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한 현행 고용허가제가 회사를 자유롭게 옮길 수 없도록 제약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제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02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이주민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게 의사소통입니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직장에서, 병원에서, 모든 일상생활에 걸쳐 권리를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삶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입니다. 또한 의료문제와 열악한 주거환경, 문화와 종교의 차이 및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로 인해 많은 이주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03 가정에서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민 배우자의 경우 부부 간 의사소통의 장애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한 이주민 여성 중 일부는 국제결혼 알선업체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고, 때로는 남편에 의한 폭력의 희생자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결혼 이주민의 한국 체류 조건은 결혼유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배우자와 그 가족에 대해서 동등한 지위를 갖기가 어려운 구조속에 있습니다.

04 미등록이주민

한국에는 현재 약 18만 명에 달하는 미등록 이주민이 있습니다. 이중에는 성인 남녀뿐만 아니라 갓 태어난 아기부터 아동‧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입니다. 이주민들이 미등록 신분이 되는 이유는 정해진 체류기간을 넘겨 계속 머물거나 회사를 허가 없이 바꾸었을 때, 출입국사무소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일하는 경우입니다. 더욱이 부모가 미등록인 상태이면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역시 태어나자마자 미등록이 됩니다. 미등록 이주민들은 학교와 일터에서, 병원 등 일상의 공간에서 단속과 추방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속에 있습니다.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의료와 교육 등 기본적인 권리마저 누리기 어려울뿐더러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해 상해를 입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